크로스 블레이드 카드 보다가… 우연히 랑그릿사 카드를 보게됐는데…
아, 어떡하지. 랑그릿사 카드가 갖고싶어졌다… 크로스 블레이드야 당연한거지만…
크로스 블레이드는 원하는 카드 구매에 연속적으로 실패하면서 지금 다른 카드들도 못 사고있다. 같은 카드만 계속 쌓이는데 다 상태가 안좋으니까 내가 지금 뭐하고있는건지 모르겠어. 실망감이 크다. 그나마 다 망하진 않았으니 감사해야겠지만…
아무튼 랑그릿사는 내 영혼과도 같은 작품이지… 지금의 나를 만든 작품이야. 근데 신기하게 거기서 좋아하는 캐릭터가 없어.
아… 있구나.
내가 랑그릿사에서 좋아하는 캐릭터는 시그마와 지크하르트다. 근데 좋다고 생각해서 두 명의 일러스트를 찾아다니다보면, 그 두 명을 내가 엄청 좋아하진않는 거 같아.
그냥, 꼭 좋아하는 캐릭터를 골라야한다면 그렇다는 거지.
아… 굳이 골라야해? 없는데… 이러다가, 그나마 제일 내 취향인 걸 고른건데. 시그마와 지크하르트는 각자 혼자 있으면 그냥 그래. 딱히 좋은지는 모르겠다. 그래서 나는 둘이 함께 있는 게 좋은 거다.
하지만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 두 명의 캐릭터들을 그려본 적이 없어. 헉… 랑그릿사 카드보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이렇게 쓰는데 정말 그렇네…
랑그릿사에서는 kl처럼 너무 좋아…! 이런 캐릭터는 없는 거 같다…
그래도 역시 시그마와 지크하르트가…
가장 좋은 거 같아.
시그마와 지크하르트는!
친구도 아니고, 동료도 아니고, 주종관계도 아니고, 적도 아니고, 만나서 인사한 번 해본적도 없고. 초면에 말을 몇마디 나누자마자 둘은 좁은 공간에 함께 갇혀서 그렇게 영원히 함께 살게됐다.
이상적인 관계야.
복잡하지않아서 좋다.
이러면 둘이 싸울 일도 없어. 서로에게서 못 벗어나니까.
싸워도 화해하겠지 뭐. 둘이 함께 전설의 명검 속에 갇혀서 세상을 악으로부터 지켜나간다. 멋지다.
시그마+지크하르트 합체= 그게 바로 전설의 명검, 랑그릿사!
캬아!!!! 최고야!!!!!
아니면 랑그릿사2의 레온…
이 캐릭터도 딱히 좋은 마음이 들지는 않는데, 시그마와 지크하르트를 제외하면 레온이 그나마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무난한 캐릭터같아.
엘윈과 레온을 꼽겠어. 그냥 제일 인지도가 있고 나도 괜찮은 캐릭터들이라고 생각한다. 둘 다 기름칠한 거 같은데, 그나마 레온이 덜하다. 그래서 엘윈보다 좋다고 생각했지만 엘윈은 독보적인 특기가 있지.
뒤통수치는데에 천재적 기질이 있고, 배신만 계속하고 맘에 들지않으면 다 죽이는 엘윈의 시나리오가 있어.
황당한 매력이 있지. 다른 주인공 캐릭터들은 이런 거 없잖아.
빛의 후예라고 나오는 주인공인데 이런 전개가 있다는 건 코미디스럽지않나? 그래서 엘윈도 좋아하긴한다. 역시 통수왕…
아무튼 랑그릿사에서는 좋아하는 캐릭터 선택하기가 힘든 게, 랑그릿사는 그냥 작품 자체로 좋아하는 거 같다. 딱히 마음에 확 끌리는 캐릭터가 없어.
시그마와 지크하르트도, 따로 놓고보면 너무 좋아서 빠져드는 캐릭터는 아닌 거 같고.
나는 둘이 함께 랑그릿사 안에 갇혀있다고 하는 개념이 좋은 거 같다.
약간 모듬생선회같은 느낌으로. 접시에 잘 올라갔나? 생선회초밥?
시그마와 지크하르트는 아무 사이도 아니었는데, 그렇게 서로를 떼어버리고싶어도 뗄 수 없는 강제력이 생긴거잖아. 랑그릿사때문에.
나는 그런 강제력있는 관계가 서로에게 이상적이라고 생각해.
신은 두 명의 희생을 좋아한다.
시그마와 지크하르트의 인격이 살아있는데 영원히 둘이서 랑그릿사 안에 갇혀버리면 괴로울 거란 생각을 안하는걸까? 둘이 사랑하는 사이도 아니고, 완전 생판 모르는 사이인데.
왜 그들에게 세계를 위해 희생할 생각이 있냐고 그딴 거지같은 말을 물어봐? 하긴 그러니까 질서를 관장하는 신인지도 몰라.
두 명에게 희생을 강요하지말고 신이 직접 랑그릿사 안에 갇히는 게 어떨까?
흥미진진하군!
신은 자신이 랑그릿사 안에 갇히는 걸 원하지않으니까.
시그마와 지크하르트가 좋은 건 거지같은 그딴 짜증나는 운명 따위를 조용히 받아들였다는 점이니까.
그래도 본인들이 원해서 그렇게 되버린거라는 말은 안하고싶군.